이 바닥에서 연애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은 다 알 거임. MBTI 그거 그냥 재미로 보는 거지, 막상 현실 연애에선 피를 말리는 지점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거. 특히 극T랑 극F가 만나면 이건 뭐... 아, 방금 밖에서 공사 소리 겁나 시끄럽네. 내 귀가 다 아프다, 진짜.
가장 대표적인 레퍼토리가 그거 아니겠음? 한쪽이 '나 아파...' 이러면 다른 쪽은 '어디가? 병원 가야 되는 거 아니야? 약은 먹었어?' 이럼. 여기서 이제 대환장 파티 시작되는 거지. T 입장에서는 아니, 아프다는데 그럼 병원을 가야지. 약을 먹든가. 그게 문제 해결의 가장 합리적인 수순 아니냐고. 마치 코딩 짜듯이 'if 아픔 then 병원_가라' 이게 디폴트 값인 거임. 뭐 틀린 말은 아니지. 논리적으로 완벽함. 팩트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임.
근데 F는? F는 그 순간 '아, 내 마음을 몰라주는구나', '내가 얼마나 힘든지 공감도 안 해주네', '내가 아픈 것보다 병원 가는 게 더 중요하구나?' 이렇게 받아들인다는 거임. 이쯤 되면 언어 자체가 다른 종족 아닌가 싶을 정도임. F는 공감과 위로, 감정적 교류를 원하는데, T는 문제 해결과 효율성을 들이미는 격. 마치 내가 '배고파' 했더니 상대가 '그럼 밥을 먹으면 되지' 하는 거랑 뭐가 다름? 아니, 밥 먹을 줄은 나도 알거든? 그게 아니라 지금 네가 밥 사줄래? 라든가, 같이 뭐 먹을까? 이런 뉘앙스를 바라는 거 아니겠냐고. 요즘 연예인들 학폭 논란보다 더 풀기 힘든 난제임, 솔직히.
이게 참 웃긴 게, 둘 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함. T는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하는 거고, F는 자기가 받고 싶은 형태의 위로를 바라는 거고. 문제는 그 '형태'가 서로 너무 다르다는 거. 마치 서로 다른 주파수로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것 같음. 한쪽은 힙합 듣고 있는데 다른 쪽은 클래식 듣고 있으면서 '왜 내 음악에 맞춰주지 않냐'고 싸우는 꼴. 결국 둘 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왜 너는 나를 이해 못 해?'라는 결론에 도달함. 진짜 답이 없는 건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겪어본 바로는 그랬다는 얘기임. 우리네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옆집 고양이도 하품하는 거 보니 나도 슬슬 졸리네. 오늘은 이만 줄임.